튜나's 편입 /

28. 서성한 공대 편입 합격생의 수험생활 썰 #1

안녕하세요.

튜나편입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송두원T 입니다. ​

다들 공부를 계획대로 잘 하고계신가요?
처음 편입이라는 제도를 알아보고 나도 할 수있겠다 싶어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공부를 시작했을 때와 똑같이 공부를 하고 계신가요? 이 글을 읽는 시기와 학생에따라 워낙 다른 답변이 오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다보면 처음에 생각했던 계획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 또한 마찬가지였어요. 공부에 몸과 마음을 갈아 넣어서 반드시 합격하겠다는 그런 불같은 마음가짐은 어느새 소리소문도 없이 불씨가 꺼져버리고, 공부시간은 줄어들고, 몸도 마음도 힘들고, 쉽게 지치고, 집중도 잘 못했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와 같아 내가 조금만 몸이 힘들고 지치니까 자꾸 다른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뜨거운 열정만 가지고 혹은 굳게 마음만 먹는다고해서 공부를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으며 수험생 생활을 이어나갔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아직 공부에 대한 열정이 활활 타올라 하루종일 밥도 안먹고 공부를 하고 계신분도 있을거고, 힘들고 지쳐 그냥 편입을 포기할까 고민하고 계신분도 있을거고, 슬럼프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분도 계시겠죠. 그래서 오늘은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동기부여를 해드릴겸, 제가 편입공부를 하며 어떤방법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공부를 이어나갔는지 저의 수험생활 썰을 풀며 이야기를 해드리려 합니다!

열정이 넘치던 시기

 

군대에서 편입이라는 것을 하기로 마음먹고 전역 후 3주 뒤 바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월 중순쯤 이였던 것 같네요. 이때 저는 전역한지 얼마 안돼서 돌도 씹어 먹겠다는 의지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8시쯤엔 무슨일이 있어도 공부를 시작했고 점심 먹기 전까지 순공시간 4시간을 찍었죠. 밥 먹을 시간도 아깝다 생각해 김밥천국에서 김밥 한 줄 시켜서 먹으면서 어휘를 외웠습니다. 밥 먹고 나서 1시가 되기 전 공부를 시작해 2시간 공부 후 10분 휴식, 2시간 공부 후 10분 휴식과 같은 방법으로 순공시간을 6시간 더 찍었고, 총 순공시간 10시간을 넘게 찍으면 김밥천국에 가서 김밥을 먹었습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무슨 고시공부하는 것 마냥 밥먹으면서 어휘시험을 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돌아버린거죠 ㅋㅋ… 밥도 빨리 먹으면 한 15분만에 다 먹고 나오고 그랬으니까요..

여튼 저녁을 다 먹고나서 8시정도부터 다시 마무리 공부를 시작해 순공시간 4시간 조금 넘게 찍은 후 12시쯤에는 공부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씻고 누워서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 외운 어휘를 간단하게 30분정도 더 암기하고 복습한 후 잠에 들었습니다. 제가 어렸을때부터 잠에 미쳐있어서 편입공부할때도 잠을 줄이지는 못했습니다. 7시간정도는 꼭 잤던 것 같네요.

이렇게 열정이 넘치던 시기에 저는 하루 순공시간 14시간을 넘게 찍으며(짜투리시간에 어휘외운건 타이머 안쟀습니다) 밥먹고, 화장실가고, 흡연하고, 자는시간 빼고는 그 어떠한 딴짓도 안했습니다. 평일 주말 구분없이 몸을 갈아넣었던 것 같아요. 군대를 남들보다 빨리 가서 아직 친구들이 전역하지 않아 만날 사람도 없었고, 군대에서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여자친구랑도 헤어지고 나왔습니다. ‘편입’에 성공해서 인생 바꿔보겠다고 여자친구부터 주위 사람들까지 정리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랬을까 싶긴한데, 그래도 주위사람과 여자친구까지 정리하며 공부를 시작한 점에 대해서는 아직도 후회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제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여자친구 있으면 주말마다 여자친구 만날 것 같고, 친구가 있으면 주말마다 PC방에가 게임을 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사법고시 공부하는 고시생마냥 무식하고 우직하게 공부해야 성공한다는 이상한 신념이 있긴 했지만요 ㅎ.. 여튼 이렇게 처음엔 죽어라고 공부했습니다. 나에겐 슬럼프따윈 오지 않을거라고 자기 최면을 걸면서 말이죠.

열정이 꺼져가는 시기

 

열정이 넘치던 시기에 하루 순공시간 13시간 이상을 기본으로 찍으며 달려나가던 중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너무 힘드니까 합리화를 하기 시작했죠. ‘시험은 장기전이니까 조금 천천히 하면서 몸관리 해야해’ 혹은 ‘잠을 못자면 집중력이 딸릴 수 있으니 30분만 낮잠 자고 다시 공부해야지’ 혹은 ‘일주일에 한 번정도는 푹 쉬어줘야 공부에 효율이 높아지지’ 하면서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며 공부를 어떻게 하면 안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열정이 완전히 꺼지진 않아서 저렇게 합리화를 하면서도 ‘정신차리자’ 하며 악으로 깡으로 공부를 이어나갔습니다. 이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때 제 순공시간은 처음에 비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12시간을 넘겼습니다. 이때부터 밥먹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났던 것 같네요. 이렇게 열정이 조금씩 시들어 가던 시기가 4월 ~ 5월쯤이였던 것 같습니다. 제 순공시간을 체크하는 어플을 보니 6월부터 폭삭 주저 앉더라고요 ㅋㅋㅋㅋ 오래돼서 기억은 잘 안나지만 4월 ~5월까지는 순공시간 12시간정도는 평균적으로 찍으며 슬럼프는 딱히 크게 오진 않았습니다. 공부시간이 처음에 비하면 2시간 가량 떨어지긴 하지만, 공부가 익숙해지고 방법을 좀 깨달아서그런지, 빵꾸난 2시간은 집중력을 극한으로 몰아붙혀 나름 잘 채웠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슬럼프

6월이 되고 날씨가 슬슬 더워졌습니다. 학원과 독서실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너무 짜증이 났고, 슬슬 동네 친구들이 전역을해서 전역파티 약속이 마구잡이로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벌써 공부한지 4개월이 넘었는데 시험까지 6개월이나 남았고, 처음에 불탔던 열정은 없어지고 친구를 만나 종종 간단하게 술을 먹었습니다. 6월 한 달 순공시간이 2월~5월 순공시간에 비해 100시간이나 모자라더군요.. 한 달동안 260시간정도 되는데 30으로 나눠서 계산해 보면 대충 8시간 30분정도..? 순공시간이 급격하게 줄었죠.

친구들을 과도하게 만난건 아닙니다. 술을 과하게 먹은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한 번, 두 번이 쌓여 한 달동안 100시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빵꾸낸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죠. 군대를 가기 전 하루에 15시간씩 게임을 할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던 저가 공부하겠다고 게임도 끊고, 군대에서 그렇게 의지하던 여자친구를 공부하겠다고 헤어졌고, 그냥 다니던 대학교 마저 잘 다니면 안되겠느냐는 어머님의 말씀도 무시하고 공부를 시작했으면서, 막상 공부 시작한지 4개월도 안돼 친구 만나고, 술 먹고, 공부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보니 자괴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때 자존감도 정말 많이 줄어들었어요.

아마 이때가 저의 첫 번째 슬럼프였던 것 같아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 친구와 놀지 못하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 그럼에도 계속 나약해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스트레스 등등이 뭉쳐서 결국 터진거죠. 이때 밥맛도 없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공부하고 아무 생각없이 살았어요. 살이 쭉쭉 빠졌죠. 제가 마른편이 아니긴 한데, 이때 공부시작하고부터 10kg정도 빠졌습니다. 이렇게 몸도 상하고 정신도 상하니 뭔가 잘못됐다 싶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길게 쓸 생각까진 없었는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다음 편에 이어서 써야할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6월 한 달 슬럼프로 어영부영 보내고 난 후 특단의 조치를 내렸는데 다음 편에는 특단의 조치부터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쓰다보니 1편은 일기처럼 됐네요. 2탄에서는 저의 특단의 조치를 이야기 하며 여러분들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도록 작성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으로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송두원T 였습니다.

“편입을 경험했기에, 합격은 튜나입니다.”​